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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의 시대, 우리는 왜 종이책을 써야 하는가 전자책의 시대, 우리는 왜 종이책을 써야 하는가 전자책이 도서 시장의 한 축으로 자리 잡은 지 이미 오래되었다. 스마트폰 하나에 수백 권의 책을 담아 다닐 수 있고, 자정에 책이 떠올라도 몇 번의 터치만으로 곧장 첫 문장을 읽을 수 있는 시대다. 종이를 베어 만든 책은 무겁고, 부피를 차지하며, 검색이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여전히 종이책을 써야 한다. 종이라는 매체는 단순한 정보 전달의 도구가 아니라, 글이 글로서 완성되기 위해 거쳐야 하는 마지막 관문이기 때문이다. 종이책은 무엇보다 글을 끝나게 만든다. 전자책은 본질적으로 언제든 수정 가능한 텍스트다. 오탈자 하나가 발견되면 새 버전을 올리면 그만이고, 독자가 읽고 있는 그 순간에도 저자는 문장을 손보고 있을 수 있다. 편리한 만큼,.. 2026. 5. 11.
글을 꾸준히 써야 하는 이유 글을 꾸준히 써야 하는 이유글을 쓴다는 것은 단순히 머릿속에 있는 것을 종이 위로 옮기는 작업이 아니다. 오히려 그것은 자신이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를 가장 정직하게 마주하게 되는 자리이다. 말은 흘러가지만 글은 남는다. 흘러가는 말 속에서는 모호함이 쉽게 용인되지만, 글 속에서는 그 모호함이 그대로 드러난다. 그래서 글을 쓰기 시작하면 우리는 그동안 안다고 믿었던 것들이 실은 얼마나 흐릿한 윤곽이었는지를 알게 된다. 꾸준히 글을 써야 하는 첫 번째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매일 조금씩이라도 쓰는 사람은 매일 조금씩 자신의 사유를 검증하고, 그렇게 검증된 생각의 지층을 쌓아 가게 된다. 두 번째 이유는 글쓰기가 우리에게 시간을 견디는 힘을 가르쳐 준다는 데 있다. 한 편의 글을 완성하는 일은 단숨.. 2026. 5. 7.
좋은 글과 나쁜 글의 경계에서 좋은 글과 나쁜 글의 경계에서 좋은 글이란 무엇인가, 나쁜 글이란 무엇인가. 이 물음에 단정적으로 답하는 일은 어쩌면 글쓰기의 본질을 가장 빠르게 배반하는 길일지도 모른다. 글에는 정답이 없다는 말은 너무 자주 인용되어 닳아버렸지만, 그 닳음 속에도 지워지지 않는 진실이 있다. 다만 정답이 없다는 사실이 곧 기준이 없다는 뜻은 아니다. 좋은 글과 나쁜 글 사이에는 분명히 경계가 존재한다. 그 경계는 문법이나 수사의 차원에 있지 않고, 글을 쓰는 사람이 자기 자신과 독자를 어떻게 대했는가 하는 태도의 차원에 있다. 좋은 글은 우선 정직하다. 정직하다는 말은 사실을 그대로 적었다는 뜻이 아니다. 자신이 무엇을 알고 있고 무엇을 모르고 있는지, 어디까지 확신하고 어디서부터 머뭇거리는지를 숨기지 않는다는 뜻이다.. 2026. 5. 4.
확신이라는 책임 — 자신이 쓴 글에 대한 작가의 자세 확신이라는 책임 — 자신이 쓴 글에 대한 작가의 자세 글을 쓰고 나면 누구나 한 번쯤은 그 문장 앞에서 머뭇거리게 된다. 정말 이렇게 써도 괜찮을까. 이 표현이 너무 단정적이지는 않을까. 누군가 반박한다면 나는 무엇을 근거로 답할 수 있을까. 이러한 망설임은 글쓰기에 따라붙는 오랜 그림자다. 그러나 작가라면, 적어도 자신의 이름을 걸고 세상에 글을 내놓는 사람이라면, 어느 순간에는 이 망설임을 넘어서야 한다. 자신이 쓴 글에 대한 확신이 없다면 그 글은 결국 누구의 것도 아니게 된다. 확신은 자기 글에 책임을 지는 작가의 가장 기본적인 자세이며, 동시에 독자에게 건네는 가장 정직한 약속이다. 여기서 말하는 확신은 자만이나 독선과는 결이 다르다. 자만은 검증되지 않은 자신을 떠받드는 태도이고, 독선은 다른.. 2026. 4.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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