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251 독자가 무엇을 얻어갈 것인지를 명확히 해야 하는 이유 독자가 무엇을 얻어갈 것인지를 명확히 해야 하는 이유책을 쓴다는 일은 결국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의 시간 속으로 들어가는 일이다. 독자는 자신의 하루 가운데 일부를 떼어 내 책장을 펼치고, 그 시간을 저자에게 빌려준다. 그 시간이 얼마나 짧은 것인지, 그리고 그 시간을 빌려준 사람이 무엇을 기대하고 있는지를 생각하지 않은 채 글을 시작한다면, 저자는 자기 자신만의 만족을 위해 종이를 채우게 된다. 책을 쓰기 전에 독자가 이 책을 덮었을 때 손에 무엇을 쥐고 있을 것인지를 분명히 그려 두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것은 독자에 대한 예의이자, 동시에 글이 길을 잃지 않게 해 주는 가장 단단한 나침반이다. 독자가 얻어갈 것을 명확히 한다는 말은 단순히 책의 효용을 광고 문구처럼 정리해 두라는 뜻이 .. 2026. 5. 20. 책을 쓸 때 해당 주제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필요한 이유 책을 쓸 때 해당 주제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필요한 이유책 한 권을 쓴다는 것은 단순히 문장을 길게 늘여 놓는 일이 아니다. 한 권의 책에는 한 사람이 오랜 시간 머물러 온 사유의 자리와, 그 자리에서 길어 올린 통찰이 담겨야 한다. 그래서 책을 쓰기 전에 반드시 먼저 점검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자신이 다루려는 주제에 대해 얼마나 깊이 알고 있으며, 얼마나 직접 부딪혀 보았는가 하는 점이다. 지식과 경험은 책을 떠받치는 두 개의 기둥이며, 이 둘 중 어느 하나라도 부실하면 책은 쉽게 무너지고 만다. 먼저 지식이 필요한 이유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어떤 주제든 그 안에는 오랜 시간 축적되어 온 논의와 개념과 용어가 있다. 글쓴이가 그 영역의 기본적인 지형을 알지 못한 채 글을 쓰기 시작하면, 이미 수.. 2026. 5. 18. AI를 활용해 퇴고를 할 때 유의해야 할 사항 AI를 활용해 퇴고를 할 때 유의해야 할 사항초고를 쓰는 일이 광부의 일이라면, 퇴고는 세공사의 일에 가깝다. 캐낸 광석을 두드리고 깎고 다듬어 비로소 빛을 내게 하는 단계. 그런데 언젠가부터 그 세공의 자리에 또 하나의 손이 끼어들기 시작했다. AI가 그것이다. 글의 어색한 문장을 잡아주고, 군더더기를 덜어내며, 때로는 더 정확한 단어를 제안한다. 편리하다. 그러나 편리함이 늘 그렇듯, 거기에는 조용히 잃어버리는 것들이 있다. 가장 먼저 경계해야 할 것은 문장의 평탄화다. AI는 통계적으로 자연스러운 문장을 선호한다. 그 말은 곧 다수가 쓰는 익숙한 문장으로 글을 끌고 간다는 뜻이다. 우리가 글에 새기는 작은 거칢, 일부러 끊어둔 호흡, 낯선 어순, 한 박자 늦게 도착하는 단어 — 이 모든 것은 AI의.. 2026. 5. 14. 전자책의 시대, 우리는 왜 종이책을 써야 하는가 전자책의 시대, 우리는 왜 종이책을 써야 하는가 전자책이 도서 시장의 한 축으로 자리 잡은 지 이미 오래되었다. 스마트폰 하나에 수백 권의 책을 담아 다닐 수 있고, 자정에 책이 떠올라도 몇 번의 터치만으로 곧장 첫 문장을 읽을 수 있는 시대다. 종이를 베어 만든 책은 무겁고, 부피를 차지하며, 검색이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여전히 종이책을 써야 한다. 종이라는 매체는 단순한 정보 전달의 도구가 아니라, 글이 글로서 완성되기 위해 거쳐야 하는 마지막 관문이기 때문이다. 종이책은 무엇보다 글을 끝나게 만든다. 전자책은 본질적으로 언제든 수정 가능한 텍스트다. 오탈자 하나가 발견되면 새 버전을 올리면 그만이고, 독자가 읽고 있는 그 순간에도 저자는 문장을 손보고 있을 수 있다. 편리한 만큼,.. 2026. 5. 11. 이전 1 2 3 4 ··· 63 다음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