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279 작가의 정체성이 드러나지 않는 책은 왜 잊히는가 작가의 정체성이 드러나지 않는 책은 왜 잊히는가― 정보가 흔해진 시대, 대체 불가능한 책의 조건 서점의 신간 매대에는 매일 새로운 제목이 쌓이고, 그중 대부분은 몇 달 안에 이름조차 기억되지 못한 채 사라진다. 반면 어떤 책은 표지를 덮은 뒤에도 오래 남는다. 두 책의 차이를 만드는 것은 흔히 정보의 양이나 문장의 유려함이 아니다. 독자의 기억에 각인되는 책에는 예외 없이 ‘쓴 사람’이 살아 있다. 문장과 문장 사이로 저자의 시선과 기질, 삶의 무게가 스며 있어, 독자는 어느 순간 정보를 읽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을 만나고 있다고 느낀다. 작가의 정체성이 드러나야 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그것은 책을 ‘읽을 만한 것’에서 ‘잊히지 않는 것’으로 바꾸는 결정적 조건이다. 이 명제는 인공지능 시대에 .. 2026. 8. 21. 무엇을·어떻게보다 왜: 팔리는 책과 잊히는 책을 가르는 순서의 비밀 무엇을·어떻게보다 왜: 팔리는 책과 잊히는 책을 가르는 순서의 비밀- What과 How에 매달리는 사람이 놓치는 단 한 가지 책을 쓰려는 사람의 머릿속은 대개 두 가지 질문으로 가득 차 있다. "무엇을 쓸 것인가(What)"와 "어떻게 쓸 것인가(How)"다. 어떤 소재를 다룰지, 목차를 어떻게 짤지, 문장은 어떤 톤으로 다듬을지, 몇 장 분량으로 어떻게 구성할지. 이 두 질문은 분명 중요하고, 서점에 나온 글쓰기 책의 대부분도 이 둘을 가르친다. 그런데 정작 오래 읽히는 책,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책을 쓴 저자들은 세 번째 질문에서 출발한다. "나는 왜 이 책을 쓰는가(Why)"다. 무엇을과 어떻게가 아무리 정교해도, 왜가 비어 있는 책은 이상하게도 마음에 남지 않는다. 이 글은 그 이유를 파고든다.. 2026. 8. 19. 내가 쓰고 싶은 책을 찾는 방법 내가 쓰고 싶은 책을 찾는 방법 쓰고 싶은 책을 써야 한다는 말에는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막상 책상 앞에 앉으면 막막해진다. 정작 내가 쓰고 싶은 책이 무엇인지 모르겠기 때문이다. 마음속에 또렷한 한 권이 이미 들어 있는 사람은 드물다. 대부분은 안개처럼 뿌연 무언가를 품고 있을 뿐, 그것의 윤곽을 잡지 못한 채 오래 서성인다. 그러나 쓰고 싶은 책은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계시가 아니라, 자기 안을 부지런히 들여다보고 밖을 성실히 겪어 내는 과정에서 서서히 모습을 드러낸다. 찾는 방법이 분명히 있다. 몇 가지로 나누어 이야기해 보려 한다. 가장 먼저 할 일은 나를 오래 붙드는 것이 무엇인지 살피는 일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도 모르게 되돌아가는 자리를 가지고 있다. 대화가 그 주제에 이르면 목소리가 커지.. 2026. 8. 14. 유행하는 분야의 책보다 내가 쓰고 싶은 책을 써야 하는 이유 유행하는 분야의 책보다 내가 쓰고 싶은 책을 써야 하는 이유 서점에 들어서면 매대 가장 앞자리를 차지한 책들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지금 이 계절에 가장 많이 팔린다는 주제, 사람들이 앞다투어 이야기하는 화제, 표지 디자인마저 서로 닮은 책들이 나란히 놓여 있다. 글을 쓰겠다고 마음먹은 사람이라면 그 앞에서 잠시 흔들리게 마련이다. 저 흐름에 올라타면 나도 저 자리에 설 수 있지 않을까. 유행을 따라가면 적어도 외면당하지는 않으리라는 계산이 슬그머니 고개를 든다. 이왕 오랜 시간을 들여 한 권을 쓸 바에는 사람들이 이미 찾고 있는 것을 쓰는 편이 안전해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나는 유행하는 책이 아니라 내가 쓰고 싶은 책을 써야 한다고 믿는다. 그것이 단지 낭만적인 고집이 아니라 오히려 더 현명한 선택이.. 2026. 8. 12. 이전 1 2 3 4 ··· 70 다음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