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283 AI가 다 써주는데, 왜 굳이 내가 써야 할까? AI가 다 써주는데, 왜 굳이 내가 써야 할까?― 인공지능 시대에도 직접 글을 쓰는 일이 남기는 것들 버튼 하나면 보고서가 나오고, 몇 초 만에 그럴듯한 에세이 한 편이 완성되는 시대다. 이메일도, 자기소개서도, 심지어 위로의 편지까지 인공지능이 대신 써준다. 그렇다면 질문은 자연스럽게 이렇게 바뀐다. 이렇게 잘 써주는 도구가 있는데, 왜 굳이 내가 직접 써야 할까? 시간도 아깝고, 어차피 결과물은 AI가 더 매끄럽게 뽑아내지 않는가. 그러나 이 질문을 조금만 뒤집어 보면, 우리가 글을 쓰는 진짜 이유는 애초에 “좋은 결과물”에 있지 않았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글쓰기는 결과가 아니라 생각의 과정이다글을 쓴다는 것은 단순히 머릿속에 이미 완성된 생각을 종이에 옮기는 작업이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우리.. 2026. 9. 2. 좋은 소재를 고르고도 왜 책은 실패할까 좋은 소재를 고르고도 왜 책은 실패할까― 무엇을 쓰느냐보다 왜 쓰느냐가 먼저인 이유 책을 쓰려는 사람들이 가장 오래 붙드는 고민은 대개 “무엇을 쓸 것인가”이다. 좋은 소재만 손에 넣으면 좋은 책은 절로 따라오리라 믿는다. 그러나 서점을 둘러보면 근사한 소재를 다루고도 아무에게도 기억되지 못한 책이 수두룩하다. 반대로 지극히 평범한 소재로 오래 읽히는 책도 있다. 그 차이를 가르는 것은 ‘무엇을 쓰는가’가 아니라 ‘왜 쓰는가’이다. 소재는 책의 겉모습을 정하지만, 이유는 책의 운명을 정한다. 무엇보다 소재는 흔하고 서로 바꿀 수 있지만, 이유는 그렇지 않다. 세상의 거의 모든 것이 책의 소재가 될 수 있고, 같은 소재도 이유에 따라 전혀 다른 책이 된다. 두 사람이 나란히 ‘바다’에 관한 책을 쓴다고 하.. 2026. 8. 31. 책 속의 ‘나’는 정말 ‘나’일까 책 속의 ‘나’는 정말 ‘나’일까― 작가의 정체성이라는 것의 정체 한 권의 책을 다 읽고 나면 우리는 종종 그 저자를 오래 알고 지낸 사람처럼 느낀다. 목소리의 온도, 생각의 버릇, 심지어 그가 무엇을 두려워하는지까지 짐작한다. 그러나 냉정히 따지면 우리는 그 사람을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다. 얼굴도 목소리도 모른 채, 오직 종이 위의 문장만으로 한 인간을 그려 낸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만났다’고 느끼는 그 존재는 대체 무엇인가. 책에 드러나는 작가의 정체성이란, 실은 이 질문에서 출발해야 비로소 그 정체를 드러낸다. 먼저 그것은 저자의 이력이 아니다. 작가의 정체성이라고 하면 흔히 나이와 직업, 출신과 경력 같은 신상 정보를 떠올린다. 그러나 이력서에 적히는 사실들은 정체성의 껍데기일 뿐이다. 똑.. 2026. 8. 27. 왜 어떤 문장은 읽자마자 ‘그 사람’이 떠오를까 왜 어떤 문장은 읽자마자 ‘그 사람’이 떠오를까― 책에 작가의 정체성을 새기는 다섯 가지 방법 어떤 작가의 책은 표지를 가리고 몇 문장만 읽어도 누가 썼는지 짐작이 간다. 특별히 “나는 이런 사람”이라고 선언한 것도 아닌데, 문장의 결과 호흡, 시선의 방향에서 그 사람 특유의 체취가 배어난다. 정체성은 이렇게 선언되는 것이 아니라 표현되는 것이다. 문제는 그 표현을 어떻게 의도적으로 다룰 수 있는가이다. 작가의 정체성은 타고난 개성만이 아니라, 무엇을 고르고 무엇을 버리는가 하는 무수한 선택이 쌓여 만들어지는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그 선택의 자리들을 하나씩 살펴보면, 정체성은 막연한 재능이 아니라 연습할 수 있는 기술이 된다. 첫째는 목소리다. 정체성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은 거창한 주제가 아니라 단어.. 2026. 8. 25. 이전 1 2 3 4 ··· 71 다음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