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272 책을 쓸 때 내 경험과 생각을 꼭 담아야 하는 이유 책을 쓸 때 내 경험과 생각을 꼭 담아야 하는 이유 책을 쓰겠다고 마음먹은 사람이 가장 먼저 부딪히는 유혹은, 이미 세상에 나와 있는 훌륭한 지식들을 정리해 옮기고 싶다는 욕구다. 좋은 자료는 넘쳐나고, 권위 있는 문장은 얼마든지 인용할 수 있으며, 잘 정돈된 정보는 그 자체로 유익해 보인다. 그러나 그렇게 만들어진 책은 대체로 오래 기억되지 않는다. 정보는 검색으로 대체될 수 있고, 요약은 더 짧은 요약으로 밀려나며, 남의 생각을 옮긴 문장은 원본의 그림자를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다. 책이 한 권의 책으로 살아남으려면, 거기에는 다른 무엇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것이 담겨야 한다. 그것이 바로 쓰는 사람의 경험과 생각이다. 책에 내 경험과 생각이 담겨야 하는 첫 번째 이유는, 그것이 세상에 오직 하나뿐인.. 2026. 7. 31. 읽힐 것을 염려하기 전에 — 끝까지 써야 하는 이유 읽힐 것을 염려하기 전에 — 끝까지 써야 하는 이유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같은 자리에서 멈춰 선 경험이 있다. 몇 줄을 적어 내려가다가 문득 손이 굳는 순간, 머릿속을 스치는 물음은 대개 하나다. 이 글이 과연 읽힐까. 이 물음은 겉으로는 겸손하고 성실해 보이지만, 실은 아직 존재하지도 않는 글을 미리 심판대에 세우는 일이다. 완성되지 않은 문장을 두고 독자의 반응을 앞당겨 상상하는 순간, 쓰는 사람은 자기도 모르게 붓을 내려놓게 된다. 읽힐 것을 걱정하는 마음은 꾸준히 쓰는 일 자체를 가로막는다. 먼저 짚어야 할 것은, 읽힘이란 쓰기가 끝난 뒤에야 비로소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직 절반밖에 쓰지 않은 글이 읽힐지를 묻는 것은, 짓다 만 집을 두고 사람이 살 만한지를 따지는 일과 다.. 2026. 7. 29. 인공지능이 흉내내지 못하는 글을 쓰려면 인공지능이 흉내내지 못하는 글을 쓰려면 거대 언어 모델은 다음에 올 단어를 확률적으로 예측하는 방식으로 문장을 만든다. 방대한 텍스트에서 학습한 통계적 규칙성을 바탕으로, 주어진 맥락에서 가장 그럴듯한 단어가 무엇인지를 계산해 이어 붙이는 것이다. 이 단순한 원리는 놀라운 결과를 낳았지만, 동시에 인공지능이 잘 쓰는 글과 못 쓰는 글의 경계를 분명하게 그어 준다. 인공지능이 가장 능숙하게 생산하는 것은 결국 ‘평균적인 글’이다. 수많은 사람이 비슷하게 써 왔던 방식, 가장 무난하고 예측 가능한 표현, 어디선가 본 듯한 구조가 그것이다. 그런데 이 사실은 역설적으로 우리에게 하나의 실마리를 건넨다. 인공지능이 흉내내지 못하는 글이란, 바로 그 통계적 평균에서 벗어난 자리에 놓인 글이라는 것이다. 가장 먼저.. 2026. 7. 27. 종이책과 전자책, 콘텐츠가 매체를 부른다 종이책과 전자책, 콘텐츠가 매체를 부른다 책을 쓰기로 마음먹은 사람이 원고의 첫 문장보다 먼저 붙드는 질문이 있다. 종이책으로 낼 것인가, 전자책으로 낼 것인가. 이 질문은 대개 조건의 언어로 논의된다. 초판 제작비는 얼마이고 인세율은 몇 퍼센트이며 유통은 어디까지 닿는가. 물론 중요한 계산이다. 그러나 이 계산이 앞자리를 차지하는 순간 순서가 뒤집힌다. 먼저 물어야 할 것은 내가 쓰려는 글이 어떤 성질의 콘텐츠인가 하는 것이다. 매체는 콘텐츠를 담는 그릇이고, 그릇은 담길 것의 모양을 보고 고르는 법이다. 가장 먼저 따져야 할 것은 콘텐츠의 수명이다. 모든 글에는 유효기간이 있다. 특정 도구의 사용법, 올해 개정된 제도, 지금 시점의 시장 데이터를 다루는 글은 반감기가 짧다. 이런 콘텐츠는 인쇄되는 순.. 2026. 7. 22. 이전 1 2 3 4 ··· 68 다음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