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에서 나만의 목소리를 찾는다는 것
누군가 내게 “당신만의 문체가 뭐예요?”라고 묻는다면, 나는 선뜻 대답하기 어려울 것이다. 문체란 손금처럼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새겨진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다른 사람의 글을 읽으며 ‘이 사람 글은 참 특이하네’라고 말하지만, 정작 자기 글의 특징은 잘 모른다. 그래서 나만의 문체를 찾는다는 것은 거울 속 자신을 오래도록 들여다보는 일과 닮아 있다.
많은 사람들이 문체를 기술로 착각한다. 마치 화려한 수사나 독특한 어휘를 사용하면 개성 있는 글을 쓸 수 있다고 여긴다. 그러나 문체는 기교가 아니라 태도다.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 생각을 전개하는 방식, 문장에 담는 호흡이 모여 하나의 문체를 이룬다. 헤밍웨이의 짧고 건조한 문장은 그의 세계관을 담고 있고, 프루스트의 긴 문장은 그의 시간 감각을 반영한다. 문체는 곧 그 사람의 정신이 언어로 구현된 형태인 것이다.

그렇다면 자신만의 문체는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역설적이게도, 그것은 찾는 것이 아니라 발견하는 것에 가깝다. 먼저 해야 할 일은 많이 읽고 많이 쓰는 것이다. 다양한 작가의 글을 읽으며 자신에게 와닿는 문장,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리듬을 기억해두자. 그리고 무엇보다 꾸준히 써야 한다. 처음에는 좋아하는 작가를 모방하더라도 괜찮다. 수많은 모방 속에서 자기만의 색깔이 조금씩 드러나기 마련이다. 바흐를 따라 쓰던 모차르트가 결국 모차르트가 되었듯이.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자기 글을 소리 내어 읽어보는 것이다. 눈으로만 읽을 때는 놓쳤던 어색함이 입으로 읽으면 분명하게 느껴진다. 문장의 호흡이 너무 길어 숨이 차는지, 반대로 너무 짧아 퉁명스러운지, 단어의 선택이 자연스러운지 확인할 수 있다. 글은 결국 말의 연장이고, 좋은 문체는 자신의 말투와 닮아 있다. 평소에 짧은 문장으로 말하는 사람이 글에서만 긴 문장을 구사하려 하면 어색할 수밖에 없다.
또한 자신이 가장 편안하게 쓸 수 있는 문장의 길이를 파악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어떤 사람은 한 문장에 하나의 생각만 담는 것을 선호하고, 어떤 사람은 여러 절을 연결하며 생각을 확장하는 것을 좋아한다. 정답은 없다. 중요한 것은 자신에게 맞는 리듬을 찾는 것이다. 마치 걷기에도 사람마다 보폭이 다르듯, 문장에도 각자의 보폭이 있다. 억지로 남의 보폭을 따라가려 하면 글이 뒤뚱거릴 수밖에 없다.
나만의 문체를 찾는다는 것은 결국 자기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이다. 내가 세상을 어떻게 보는지, 무엇에 감동하고 무엇에 분노하는지, 어떤 방식으로 생각하고 표현하는지를 탐구하는 일이다. 그래서 문체는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계속 변화한다. 나이가 들고 경험이 쌓이면서 우리의 문체도 함께 성장한다. 20대에 쓴 글과 40대에 쓴 글이 다른 것은 당연하다. 중요한 것은 어느 순간에도 자기만의 목소리를 잃지 않는 것이다. 유행하는 문체를 좇기보다 자신의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문장을 쓸 때, 비로소 독자는 그 글에서 진정성을 느낀다. 결국 좋은 문체란 가장 나다운 문체이며, 그것을 찾는 길은 자기 자신에게 솔직해지는 것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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