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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쓰기 기초 - 글쓰기

글을 쓰는 이유에서 시작하는 글쓰기

by Andres8 2026. 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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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는 이유에서 시작하는 글쓰기

 

글을 쓰기 전에 우리는 먼저 왜 쓰는지를 물어야 한다. 이 질문은 단순해 보이지만, 사실 글쓰기의 방향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나침반이다. 많은 사람들이 무엇을 쓸지 고민하며 빈 화면 앞에서 머뭇거리지만, 정작 왜 쓰려고 하는지는 명확히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글쓰기의 목적이 분명해지면, 어떤 글을 써야 할지는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글을 쓰는 이유는 크게 몇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먼저 자신을 위해 쓰는 경우가 있다. 생각을 정리하고 싶을 때, 감정을 표현하고 싶을 때, 혹은 경험을 기록하고 싶을 때 우리는 글을 쓴다. 이런 글쓰기는 본질적으로 자기 성찰의 도구다. 일기나 개인적인 에세이가 여기에 속한다. 이때는 타인의 시선을 크게 의식할 필요가 없다. 솔직함이 가장 중요한 덕목이 되며, 형식보다는 내용의 진정성이 우선한다. 오늘 있었던 일을 단순히 나열할 수도 있고, 복잡한 감정의 실타래를 풀어내는 긴 문장으로 채울 수도 있다.

 

반면 타인과 소통하기 위해 쓰는 글도 있다. 정보를 전달하거나, 의견을 설득하거나, 즐거움을 주기 위한 글이다. 이런 글을 쓸 때는 독자가 누구인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전문가를 위한 글과 일반 대중을 위한 글은 용어 선택부터 문장 구조까지 완전히 달라진다. 예를 들어 새로운 기술을 설명하는 글을 쓴다고 해보자. 같은 주제라도 업계 종사자에게는 기술적 세부사항과 시사점을 중심으로 쓸 것이고, 일반인에게는 그 기술이 일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비유와 구체적 사례로 풀어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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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는 이유가 명확해지면, 그에 맞는 형식을 선택할 수 있다. 복잡한 논리를 전개해야 한다면 논설문이 적합하고, 개인적 경험을 나누고 싶다면 수필이 좋다. 누군가를 설득해야 한다면 주장과 근거를 명확히 배치하는 논증적 글쓰기가 필요하고,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려면 명료하고 간결한 설명문이 효과적이다. 창작의 즐거움을 추구한다면 소설이나 시를 시도할 수 있다. 형식은 내용을 담는 그릇이다. 무엇을 담을지 알면 어떤 그릇이 필요한지도 분명해진다.

 

글의 주제를 정할 때도 쓰는 이유가 기준이 된다. 자신을 위한 글이라면 지금 가장 마음을 차지하는 것이 무엇인지 살펴보면 된다. 오늘 만난 사람, 읽은 책, 떠오른 생각, 느낀 감정 모두가 주제가 될 수 있다. 거창할 필요가 없다. 아침에 마신 커피의 향기에서 시작해 어린 시절 기억으로 이어지는 글도 충분히 의미 있다. 중요한 건 그 순간 당신에게 진실한 것이다.

 

타인을 위한 글이라면 조금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 독자가 무엇을 궁금해하는지, 무엇에 어려움을 겪는지, 어떤 즐거움을 원하는지를 먼저 파악해야 한다. 블로그에 요리 레시피를 올린다면, 독자들이 실제로 만들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을 제시해야 한다. 너무 복잡하거나 구하기 어려운 재료를 사용하면 독자는 흥미를 잃는다. 반대로 전문 요리사를 위한 글이라면 기술적 디테일과 창의적 변형에 집중해야 한다. 같은 요리 글이라도 쓰는 이유와 대상에 따라 내용과 깊이가 완전히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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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의 분량도 목적에 따라 결정된다. 빠르게 정보를 전달하려면 짧고 명확한 글이 좋다. SNS나 뉴스레터가 그렇다. 깊이 있는 분석이나 사색을 담으려면 긴 호흡이 필요하다. 장편 에세이나 논문이 여기에 해당한다. 문학적 감흥을 주려면 길이보다 밀도가 중요하다. 짧은 시 한 편이 긴 산문보다 강렬할 수 있다. 결국 얼마나 쓸지도 왜 쓰는지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

 

글의 톤과 스타일 역시 마찬가지다. 친근하게 다가가고 싶다면 구어체를 섞고 개인적 일화를 활용할 수 있다. 권위 있게 보이길 원한다면 격식을 갖춘 문장과 객관적 자료를 사용한다. 유머를 통해 즐거움을 주고 싶다면 과장이나 반전을 활용한다. 진지한 주제를 다룬다면 신중하고 사려 깊은 어조가 필요하다. 이 모든 선택은 글을 왜 쓰는지, 독자와 어떤 관계를 맺고 싶은지에서 시작된다.

 

구체적인 예를 들어보자. 당신이 최근 여행을 다녀왔다고 하자. 이 경험을 글로 쓴다면 어떤 형태가 될까. 친구들에게 여행의 즐거움을 나누고 싶다면 사진과 함께 가벼운 일상 에세이를 쓸 것이다. 재미있었던 에피소드, 맛있었던 음식, 인상 깊었던 풍경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낸다. 반면 여행지에 대한 실용적 정보를 제공하려면 가이드 형식이 적합하다. 교통편, 숙소, 추천 일정, 예산 등을 구조화해서 정리한다. 만약 여행을 통해 얻은 깨달음을 담고 싶다면 성찰적 에세이가 될 것이다. 외부 풍경보다는 내면의 변화에 집중하며, 보다 철학적이고 문학적인 언어를 사용한다.

 

같은 소재라도 쓰는 이유에 따라 완전히 다른 글이 탄생한다. 이것이 바로 핵심이다. 무엇을 쓸지 고민하기 전에 왜 쓰는지를 먼저 정해야 한다. 그러면 주제, 형식, 톤, 분량이 자연스럽게 결정된다. 글쓰기는 목적지를 정하지 않고 떠나는 여행이 아니다. 어디로 가고 싶은지 알 때 어떤 길로 갈지도 분명해진다.

 

물론 때로는 쓰는 과정에서 목적이 변하기도 한다. 일기를 쓰다가 다른 사람과 나누고 싶은 생각이 들 수 있고, 정보 전달 목적으로 시작했다가 개인적 감상이 더 중요해질 수도 있다. 그것도 괜찮다. 중요한 건 어느 순간이든 지금 이 글을 왜 쓰고 있는지를 의식하는 것이다. 그 의식이 있으면 길을 잃지 않는다. 방향을 바꾸더라도 그건 방황이 아니라 선택이 된다.

 

결국 글쓰기는 의도의 예술이다. 무엇을 말할지보다 왜 말하려 하는지가 먼저다. 그 이유가 명확할 때 글은 힘을 얻는다. 독자에게 닿을 수도 있고, 당신 자신에게 위로가 될 수도 있다. 빈 페이지 앞에서 막막함을 느낀다면, 펜을 들기 전에 잠시 멈춰 자신에게 물어보라. 나는 왜 이 글을 쓰려고 하는가. 그 답이 곧 무엇을 어떻게 쓸지 알려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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