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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쓰기 기초 - 글쓰기

두괄식으로 써야 할 글과 미괄식으로 써야 할 글

by Andres8 2026. 1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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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괄식으로 써야 할 글과 미괄식으로 써야 할 글

 

글을 다 썼는데 상대가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뭐예요?”라고 묻는다면, 문장력보다 먼저 순서를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같은 내용이라도 결론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글은 전혀 다르게 읽힌다. 결론을 맨 앞에 두는 방식을 두괄식, 맨 뒤에 두는 방식을 미괄식이라고 한다. 어느 쪽이 더 좋은지를 따지는 것은 의미가 없다. 중요한 것은 지금 쓰는 글이 어떤 글이고, 누가 어떤 상황에서 읽느냐다.

 

두괄식은 “결론부터 말씀드리면”으로 시작하는 글이다. 핵심을 먼저 던지고 그 뒤에 이유와 근거를 붙인다. 미괄식은 “그래서 결국”으로 끝나는 글이다. 사례와 과정을 차근차근 쌓은 뒤 마지막에 결론을 내놓는다. 비유하자면 두괄식은 지도를 먼저 펼쳐 보이고 길을 안내하는 방식이고, 미괄식은 함께 길을 걸은 끝에 목적지를 보여주는 방식이다.

 

이는 같은 내용을 두 가지 방법으로 써 보면 알 수 있다.팀장에게 신규 프로그램 도입을 건의하는 메일을 예로 들어 보자. 두괄식으로 쓰면 이렇다. “신규 일정관리 프로그램 도입을 제안드립니다. 현재 회의 일정 조율에 주당 평균 세 시간이 쓰이고 있으며, 시범 운영 결과 이 시간이 절반으로 줄었습니다.” 미괄식으로 쓰면 순서가 뒤집힌다. “요즘 회의 일정을 맞추느라 메일이 수십 통씩 오갑니다. 지난달 몇몇 팀원과 새 프로그램을 시험해 보니 조율 시간이 절반으로 줄었습니다. 그래서 정식 도입을 제안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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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글에 담긴 정보는 똑같다. 그런데 바쁜 팀장이 첫 줄만 읽고 넘긴다면, 두괄식 메일은 용건을 전했지만 미괄식 메일은 하소연으로만 남는다. 반면 같은 이야기를 사내 소식지 칼럼으로 쓴다면, 불편했던 경험부터 풀어 가는 미괄식이 훨씬 공감을 얻는다. 내용이 아니라 독자와 상황이 순서를 결정하는 것이다.

 

두괄식으로 써야 한는 글의 기준은 단순하다. 독자가 글을 읽은 뒤 판단하거나 행동해야 한다면 두괄식이다. 대표적인 글이 보고서와 기획서다. 결재하는 사람은 하루에도 수십 건의 문서를 본다. 첫 문단에서 무엇을 결정해 달라는 것인지 보이지 않으면 나머지는 읽히지 않는다. 업무 이메일도 마찬가지다. 첫 줄에 요청 사항과 기한이 있어야 답장이 빨리 온다.

 

신문 기사가 첫 문장에 누가, 언제, 무엇을 했는지부터 담는 것도 같은 이유다. 독자는 첫 단락만 읽고 떠날 수 있기 때문이다. 자기소개서와 면접 답변, 블로그의 정보성 글, 사용 설명서도 두괄식이 어울린다. 검색으로 들어온 독자는 원하는 답이 위쪽에 없으면 몇 초 만에 창을 닫는다. 두괄식은 독자의 시간을 아껴 주는 배려다.

 

반대로 독자가 시간을 내어 읽을 준비가 되어 있고, 글의 목적이 정보 전달보다 공감과 설득에 있다면 미괄식이 힘을 발휘한다. 수필과 칼럼, 소설 같은 글이 대표적이다. 첫 줄에 교훈을 밝혀 버리면 독자는 그 과정을 따라갈 이유를 잃는다. 연설과 축사도 이야기로 시작해 마지막에 메시지를 남길 때 오래 기억된다.

 

상대가 처음부터 반대할 가능성이 큰 주장을 펼 때도 미괄식이 유리하다. 결론을 먼저 내밀면 독자는 방어 자세를 취한다. 하지만 누구나 고개를 끄덕일 사례부터 하나씩 동의를 얻어 가면, 마지막 주장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진다. 질문을 던지고 함께 답을 찾아가는 강의 자료나 교육용 글도 미괄식 구성이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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