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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67

간접 경험은 어떻게 나의 경험이 되는가 간접 경험은 어떻게 나의 경험이 되는가 한 사람이 직접 살아낼 수 있는 삶은 놀랍도록 좁다. 우리가 밟아 볼 수 있는 땅, 통과할 수 있는 시대, 안으로 들어가 볼 수 있는 타인의 마음은 늘 정해진 양만큼만 주어진다. 독서는 그 좁은 울타리를 넘게 해 주는 거의 유일한 통로다. 책은 내가 가 보지 못한 도시와 살아 보지 못한 세기, 되어 보지 못한 사람의 속마음을 잠시 빌려준다. 문제는 빌린 것이 끝내 빌린 것으로 남기 쉽다는 데 있다. 어떤 글에는 저자가 몸으로 통과한 자국이 남아 있어 읽는 이의 살갗에까지 그 온도가 전해지고, 어떤 글은 아무리 많은 지식을 쌓아 올려도 표면에서 미끄러진다. 독자는 이 차이를 이상하리만치 정확하게 감지한다. 그러니 책을 쓰려는 사람에게 중요한 질문은 이것이다. 읽어서 .. 2026. 8. 4.
책을 쓸 때 내 경험과 생각을 꼭 담아야 하는 이유 책을 쓸 때 내 경험과 생각을 꼭 담아야 하는 이유 책을 쓰겠다고 마음먹은 사람이 가장 먼저 부딪히는 유혹은, 이미 세상에 나와 있는 훌륭한 지식들을 정리해 옮기고 싶다는 욕구다. 좋은 자료는 넘쳐나고, 권위 있는 문장은 얼마든지 인용할 수 있으며, 잘 정돈된 정보는 그 자체로 유익해 보인다. 그러나 그렇게 만들어진 책은 대체로 오래 기억되지 않는다. 정보는 검색으로 대체될 수 있고, 요약은 더 짧은 요약으로 밀려나며, 남의 생각을 옮긴 문장은 원본의 그림자를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다. 책이 한 권의 책으로 살아남으려면, 거기에는 다른 무엇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것이 담겨야 한다. 그것이 바로 쓰는 사람의 경험과 생각이다. 책에 내 경험과 생각이 담겨야 하는 첫 번째 이유는, 그것이 세상에 오직 하나뿐인.. 2026. 7. 31.
인공지능이 흉내내지 못하는 글을 쓰려면 인공지능이 흉내내지 못하는 글을 쓰려면 거대 언어 모델은 다음에 올 단어를 확률적으로 예측하는 방식으로 문장을 만든다. 방대한 텍스트에서 학습한 통계적 규칙성을 바탕으로, 주어진 맥락에서 가장 그럴듯한 단어가 무엇인지를 계산해 이어 붙이는 것이다. 이 단순한 원리는 놀라운 결과를 낳았지만, 동시에 인공지능이 잘 쓰는 글과 못 쓰는 글의 경계를 분명하게 그어 준다. 인공지능이 가장 능숙하게 생산하는 것은 결국 ‘평균적인 글’이다. 수많은 사람이 비슷하게 써 왔던 방식, 가장 무난하고 예측 가능한 표현, 어디선가 본 듯한 구조가 그것이다. 그런데 이 사실은 역설적으로 우리에게 하나의 실마리를 건넨다. 인공지능이 흉내내지 못하는 글이란, 바로 그 통계적 평균에서 벗어난 자리에 놓인 글이라는 것이다. 가장 먼저.. 2026. 7. 27.
종이책과 전자책, 콘텐츠가 매체를 부른다 종이책과 전자책, 콘텐츠가 매체를 부른다 책을 쓰기로 마음먹은 사람이 원고의 첫 문장보다 먼저 붙드는 질문이 있다. 종이책으로 낼 것인가, 전자책으로 낼 것인가. 이 질문은 대개 조건의 언어로 논의된다. 초판 제작비는 얼마이고 인세율은 몇 퍼센트이며 유통은 어디까지 닿는가. 물론 중요한 계산이다. 그러나 이 계산이 앞자리를 차지하는 순간 순서가 뒤집힌다. 먼저 물어야 할 것은 내가 쓰려는 글이 어떤 성질의 콘텐츠인가 하는 것이다. 매체는 콘텐츠를 담는 그릇이고, 그릇은 담길 것의 모양을 보고 고르는 법이다. 가장 먼저 따져야 할 것은 콘텐츠의 수명이다. 모든 글에는 유효기간이 있다. 특정 도구의 사용법, 올해 개정된 제도, 지금 시점의 시장 데이터를 다루는 글은 반감기가 짧다. 이런 콘텐츠는 인쇄되는 순.. 2026. 7.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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